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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합니다

[서평, 리뷰]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by 열공직딩 2022. 5. 24.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수개월 간 치열하게 준비했던 기술사 시험을 끝낸 주중의 금요일귀향 버스 안, 피로감으로 한껏 릴렉스된 상태에서 책을 고르던 중 책 제목을 보고 약간의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아내가 아들에게 최근 한 달이 넘도록 읽어주고 있는 책이라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환상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원하는 꿈을 사고 그 대가로 꿈을 꾼 후 생긴 감정의 일부를 대가로 지불하는 시스템이라든가, 설렘과 같은 희귀한 감정에 가치를 매겨 돈으로 바꿀 수 있다든가, 특별한 장르의 꿈을 제작하는 전설의 꿈 제작자들과 꿈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원하는 모든 일들을 꿈꿀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저자의 꿈에 대한 해석과 상상력이 놀라움을 주는 이 책은 마치 장편 동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나 같은 지독한 현실주의자에게 꿈은 현실의 한 터럭도 어찌해볼 수 없는 그저 꿈일 뿐이지만, 저자에게 있어 꿈이란 삶에 영향을 미치는, 꿈을 통해 현실의 삶을 돌아보고 한 발자국 새로운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만드는 마법으로 보였던 것 같다. 작가의 시선과 그가 창조한 세계-잠이 오도록 도와주는 주전부리를 파는 푸드트럭, 꿈 백화점의 손님들에게 가운을 입혀주는 녹틸루카-가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책의 마지막 챕터인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을 보면서는 꿈을 맡기고 떠난 사람을,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꿈인 걸 알면서도 꿈에서밖에 풀 수 없는 감정의 꾸러미들을 전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의 감정이 가시지 않은 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여운이 생각보다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 책이 주는 따뜻한 감정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접의 기적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약간은 몽환적이지만 나른하고 포근한 느낌으로 뮤지컬이나 영화로 리메이크 되면 어떨까,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고 도란도란 감상을 나누는 상상을 해본다.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꿈이란 거 정말 재밌네요. 꿈과 꿈이 동음이의어인 것도 신기하고요. 그러고 보니 영어로도 dream은 dream이군요. 그럼 저는 꿈에서 꿈을 찾은 셈인가요?“

 

“페니, 나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
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페니는 고개를 끄덕엿다. “그렇죠.”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쉬워 보이지만 첫 번째 방법보다 어려운 거란다. 게다가 첫 번째 방법으로 삶을 바꾼 사람도 결국엔 두 번째 방법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평온해질 수 있지.”
“어떤 방법이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쉾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위 내용은 2021년 05월 작성한 서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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