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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합니다

[서평, 리뷰]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김용섭

by 열공직딩 2022. 5. 21.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는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큰 충격과 놀라움을 선사한 책이 아닐까 싶다. 2020년 이후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을 수백 번도 넘게 들었건만 그 실체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지구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4차 산업으로의 변화가 얼마나 급속도로 진행되었는지, 내가 얼마나 안일한 자세와 좁은 안목으로 변화에 뒤쳐진 채로 살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본인의 업을 트렌드 분석가라고 소개하는 만큼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와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여 최신 트렌드를 소개해 줌과 동시에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 된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professional student)가 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여기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란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상시로 공부하며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인가? 아니다. 나는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역시 아니다. 글을 읽으며 끊임없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여러 기술들- 코딩, 블록체인, 드론, IoT, 증강현실, Big data, 을 마치 나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외면해 왔었으나, 산업이 변화하는 속도가 비교적 느린 건설업에서조차 smart construction 기술이 접목된 지 오래 되었으며, 연일 신문에서는 각 건설사에서 발표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다. 책을 파고들수록 더 이상 외면하거나 물러설 수 없는 경계선에 서있음을, 이대로 변화하지 않으면 수년 안에 도태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과 어떤 확신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신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을 패러다임의 전환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현 시점에서 필수적으로 몸에 익혀야 하는 도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회사의 필요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리스킬링Reskilling, 업스킬링Upskilling에 필요한 환경은 사실 갖춰져 있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검색창에 몇 글자만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배움의 기회는 아주 많다. 책에서 소개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와 이를 본따 한국에서 만든 K-MOOC 등 관련 플랫폼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필요한 것은 약간의 시간과 새로운 기술의 바다로 뛰어드는 데 필요한 용기 정도가 아닐까 싶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공부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시기가 언제인가?” 내게는 지금 이 시간 이후가 될 것이다.

 

 

대학에서 배운 기술과 기업이 비즈니스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의 불일치가 큰데, 특히 코딩과 관련해서 미스매치mismatch가 크다.(…) 애플은 2018년 미국에서 고용한 직원의 절반은 4년제 대학 학위가 없다.

 

구글은 수요가 많은 역할인 데이터 애널리스트, 프로젝트 매니저, UX 디자이너 등이 될 수 있는 6개월 단기 교육 프로그램인 ‘구글 커리어 자격증’를 온라인에 개설했는데, 이를 수료하면 채용에서 4년제 학위와 동일하게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이 이런 교육에 투자하는 건 대학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년이란 시간과 비싼 등록금을 투자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하고 싶은 것, 재미있어서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 뭐든 최고가 되려면 재미있게 몰입해야 된다. 그래야 남들보다 탁월해진다. 그리고 어떤 전공이든 한번 선택했다고 끝까지 계속 가야 하는 거 아니니, 선택한 후에라도 아니다 싶으면 바꾸고, 또 바꿔가며 계속 공부하면 된다. 그게 미래의 직업 교육 전략이기도 하고, 전공을 선택할 때도 그런 관점이 필요하다.

 

미네르바스쿨은 모든 수업이 라이브 교육이다. 온라인으로 수업하지만 실시간 질의응답과 토론 중심의 수업이다. 수업자료를 온라인으로 미리 학생들끼리 학습시키고, 자체적인 온라인 강의 플랫폼 ‘포럼’을 통해 매일 저녁 교수와 학생이 실시간 토론 수업을 한다. 일방적 지식 전달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 이 학교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데 공부할 방법이 없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돈 없어도, 시간 없어도 된다. 무료로, 온라인으로 몰아서 봐도 된다. 대학을 가지 말고 무크만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대학을 다니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전공을 공부하면서 같은 전공을 전 세계 다른 명문대 유명 교수들은 어떻게 수업하는지 들어봐도 좋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선 없는 과목인데, 자신의 전공과 연관된다면 전 세계 어디든 그 수업이 제공되는 곳에서 찾아 들으면 된다. 공부할 콘텐츠는 넘치고 또 넘친다. 대학을 가든 안 가든 누구나 명문대의 최고 수업을 공부하며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를 살면서도 이걸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건 심각한 낭비다.

 

기업은 우리에게 평생직장을 책임져주지 못한다. 일하는 동안 최대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이득이다. 자신을 고용한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기대하는 능력을 최대한 구현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비롯해 산업적으로 활용되는 주요 기술들의 반감기가 계속 짧아진다. 이로 인해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가진 인재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매번 새로운 인재를 외부에서 데려오기도 쉽지 않고, 애초에 그런 인재는 턱없이 부족한 설정이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리스킬링이다. 조직의 인재들을 계속 리스킬링Reskilling, 업스킬링Upskilling해서 재교육하고 업무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비즈니스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다.

 

IBM의 철학은 필요할 때마다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킬링이나 업스킬링으로 내부 인재의 유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IBM이 조직관리와 관련해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 중 하나는 직원들이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이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도록 회사가 지원해줄 테니, 적극적으로 업스킬링, 리스킬링하라는 것이다. 그런 투자와 기회를 주는데도 안하는 사람은 내치겠다는 의미다.

 

아이에게 뭐가 되고 싶은지 묻지 말고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를 물어보세요. 그럼 대화는,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로 바뀝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Original을 가진 이들은 나이가 많아도 기회가 계속 이어진다. 결국 우린 로봇이 아니라 언오리지널Unoriginal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로봇과 싸운다고 생각하면 로봇에 대한 피해의식뿐만 아니라 공포와 불편한 시선을 갖게 된다. 자신의 경쟁력과 가치를 따지지 않고, 로봇이라는 외부요인만 보는 것이다. 분명 로봇이 우리 일자리를 대체하기는 하지만, 로봇이 대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로봇을 경쟁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경쟁은 자신이 가진 능력, 즉 어제의 내가 공부를 해서 좀 더 달라진 내일의 나와 경쟁해야 한다.

 

능력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살아남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안타깝지만 이미 현실이 된 미래라. 팬데믹 기간 중 질병과 감염의 공포, 죽음과 생명 등에만 관심이 쏠려 있느라 산업적, 기술적, 사회적 변화와 혁신이 얼마나 가속화되었는지 미처 보지 못한 이들이 많다. 팬데믹은 우리의 현재만 두렵게 만든 게 아니라, 미래를 앞당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교육과 일하는 방식의 급진적 혁신이 결국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난하게 중간 가는 인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기존의 교육이 그런 인재를 키워냈고, 기업에서도 그런 인재가 필요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인재라면 로봇을 대신해서 쓸 이유가 별로 없다. 당신은 얼마나 대체 불가한 존재인가? 당신은 고유하고 독창적 존재인가, 아니면 흔하고 보편적 존재인가?

 

새로운 정상(표준)이라는 뉴노멀New Normal의 반대말은 과거의 정상(표준)인 올드노멀Old Normal이 아니라 비정상을 뜻하는 앱노멀Abnormal이다. 과거의 노하우, 과거에 통했던 모든 정상과 표준, 기준들이 새로운 시대엔 모두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과거를 붙잡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비정상이자 도태 0순위이다. 과거를 망각Unlearning하는 게 지금 필요한 새로운 공부Learning다.

 


 

위 내용은 2021년 06월 작성한 서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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